노무현 대통령님을 죽음으로 몰고간 사람들을 꼽으라면,
많은 분들이 이명박 정부와 검찰, 그리고 언론을 꼽습니다.

언론은 '사실보도'가 생명입니다.
언론학을 공부한 기자들이 이것을 모를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기자들이 말하는 '사실', 그러니까 '팩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하고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사실'은 '진실', 그러니까 '실제로 일어난 일', 혹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기자들이 말하는 '사실'하고는 거리가 있는것 같습니다.
기자들의 '사실'에 대한 논리 중에서 특히 '어느 일방의 주장'에 대해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누군가가 주장한 것 
주장한 사실이 있다면 이것은 그 자체로 사실이다.
따라서 '주장'이라는 단서를 달거나, 따옴표를 붙여서 주장이나 누군가의 발언을 인용했다는 표시를 하고 보도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한 수많은 일방적 주장, 억측 등이 보도되었습니다.)


보통, 기자에게 정보를 제공한 정보원은 유력한 정보기관이나 수사기관의 관계자일 가능성이 크고, 이들은 그 직의 특성상 신뢰성 높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큰데다가, 이들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것이 가자의 입장에서 볼때, 앞으로의 취재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므로, 취재원은 보통 '익명을 요구한 ***의 고위 인사'와 같이 처리되게 됩니다.

결국은 누군가의 일방적 주장이나 진술이 '사실'로서 보도되게 되는 것이지요.




[4월 9일 한겨레 신문 보도]


위의 그림은 지난 4월 9일 한겨레신문 인터넷판의 보도를 캡쳐한 것입니다.
위의 제목을 보면 따옴표로 글의 내용이 묶여있어서, 문법적으로 보자면 누군가의 말을 인용한 것임에 분명합니다. 한마디로 보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누가 위의 기사를 보고, 그것이 누군가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모든 신문이 문법을 지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다보면, 일방적인 주장이 독자들에게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런 일방적 주장을 토대로 만평(만화 형식의 시사평론)이라도 그리게 된다면,
많은 독자들은 '일방적 주장'이라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전혀 인식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방적 주장에 대한 취재와 보도의 과정에서, 사실의 확인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사실이 명백하다고 판단 했을 경우에만 이것을 보도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지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술 난동사건에 대한 언론사의 태도를 생각해 보면, 언론사와 기자들의 '사실'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기자들은 자신들이 좀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자신들은 그저 누군가의 주장을 옮겼을 뿐이고,
나머지는 독자들이 판단할 일이며,
진실은 법원에서나 가릴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얼마나 중차대한 것인지를 모르고 하는 이야기 입니다.
국민들은 기자들이 쓴 기사를 보고 '사실'을 파악하고, 사실에 관한 '이해관계'를 파악하며,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여 '여론'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여론이 '민의'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자의 사실보도는 민주주의의 핵심적 토대이며,
사실에 기반한 정파적 논평은 민주주의의 밑거름입니다.
그래서, 기자에게는 '사실'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사실은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주장한 사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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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형법은 피의사실유포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개월동안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한 피의사실을 수없이 유포해왔고, 언론은 그것에 동조해 왔습니다. 언론사의 기자는 피의사실유포죄에서 정한 신분인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행하는 자 또는 이를 감독하거나 보조하는 자'는 아니지만 명백한 범죄행위입니다.

형법 제126조 :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행하는 자 또는 이를 감독하거나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행함에 당하여 지득한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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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