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명박에 대한 고민의 여지는 없다.
이명박의 선출 자체가 우리 역사의 오류라는 사실은 이미 명백해 졌다.
다만, 그가 앞으로 우리나라를 더 심각하게 망가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만 남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 생각해야할 문제는 당연히 '차기 대선'이다.
박근혜나 오세훈, 김문수 같은 한나라당 정치인이 다음번에 집권을 하게 되면, 뭔가 좀 달라질까?
물론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
그들은 이명박 정권과 별반 큰 가치관의 차이도 없는데다가, 지금의 이 부조리한 현실에 편승해 이익을 누리고 있으며, 이명박 일당과 공범의식을 가지고 있는 이 자들이다.
이들이 다시 정권을 잡게 된다면, 또다시 5년간의 퇴행이 예정되어 있을 뿐이다.
결국은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다음이 아니라 8년 후를 생각한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겠지만, 한나라당에게 이나라를 5년 더 맡긴다면, 우리나라가 온전히 남아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당으로 교체를 하든, 민주당이 아닌 다른 당으로 교체를 하든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어야 한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맞서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야권 전체가 단일화 되지는 않는다고 해도,
적어도, 중도우파 세력의 단일화는 반드시 이루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만만치가 않다.
안희정씨나 이광재의원 등 몇몇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민주당에서 정치활동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친노세력은 민주당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지금의 민주당은 친노세력으로 대표되는 중도 개혁세력(혹은 우파 진보개혁세력)의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이해는 아래의 두 글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감정이 실린 글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현실을 명백히 보여주는 글이다.

>>> 민주당 개새끼론
>>> 이종걸 송영길 이강래 떨거지들

지금 민주당에 몸을 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노무현과 그 지지자들을 어떻게 대해왔었는지에 대해 노무현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은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사태 이후 거의 아무런 수고도 없이 손쉽게 국회의원 뱃지를 단 자들,
참여정부의 주주를 자처하며 대통령의 인사권까지 좌우하려 했던 자들,
집권당의 핵심간부, 국무위원, 장관을 지내는 등 참여정부에 대해 책임있는 위치에 있었던 자들이 
노무현과 노무현의 노선을 따르는 사람들을 어떻게 배척해 왔는지를 말이다.

2007년 8월 열린우리당이 문을 닫은 이후로 많은 이들은 갈곳을 잃고 길거리를 떠돌았고,
앉을 곳도, 설 곳도 없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잊고 함께 해야한다는 생각에, 민주당까지 함께 갔던 사람들마저도 배척받고 따돌림 받았다.

게다가 민주당에는 '당원'이 없었다.
법적인 의미의 당원은 있었지만, 참여정치를 꿈꾸는 살아있는 시민으로서의 당원은 애초부터 허락되지 않았다.
민주당에서 당원은 구색이나 맞추는 거수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무현의 노선을 따르는 수많은 참여정치를 꿈꾸는 시민이 민주당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가 없었다.
그러니 민주당이 아무리 좋아도, 거기엘 갈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뒤늦게 부정했던 참여정부를 재평가 해야 한다거나, 계승하겠다거나 하는 것은,
민주당의 정치인들이, 탄핵 덕분에 손쉽게 국회의원 뱃지를 달었던 '무임승차의 추억'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들이 진정 참여정부를 재평가 하고, 계승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들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그토록 바랬던,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정책정당, 정당민주주의가 살아있는 당원이 중심의 정당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밝혀야만 할 것이다. 말 뿐인 평가와 계승, 제게 정치적 이익이 되는 것만 골라서 찾는 감탄고토[甘呑苦吐]의 태도야 말로 노무현 대통령께서 그토록 경멸 했던 기회주의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의 지지자 들은 보통사람들이다.
노사모도, 노사모라는 조직에는 속해 있지 않지만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거의 모두 보통사람들이다.
이런 보통사람들이 지금의 민주당과 민주당의 인사들에게 가지고 있는 배반감을 잊고, 그들과 화합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의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 따라 빨리 감정을 정리하는 훈련이 되어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로 이루어진 노무현 지지자들은 그럴 수가 없다.
그들을 움직이는 것은 오로지 정치적 대의 뿐이기도 하려니와, 한두사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으로 이루어진 '집단'이라는 측면도 그것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감정적으로 그렇지만, 정치적 대의를 놓고 보더라도 그렇다.
지역주의와 함께 싸우던 아군이, 어느날 갑자기 지역주의의 편으로 가버린, 이 배반의 정치를 집단적으로 감행했던 자들이 바로 지금의 민주당에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그래서 민주당과 노무현 지지자들과의 화해는, 삼당합당을 한 김영삼과 거기에 반대해 뛰쳐나왔던 노무현이 화해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노무현 지지자들끼리 신당이라도 만들어야 하나?
이미 오래 전부터 신당에 대한 논의는 있어왔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거 하신 일로 당장은 논의가 진전되기 어렵겠지만, 앞으로 그런 논의가 심화될 수 도 있을 것이다.
사실 많은 노무현 지지자들은 신당창당을 은근히 바라고 있는데,
그 이유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대강 아래의 것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물론, 이 것이 다는 아닐 것이다.)

- 당원중심의 정당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정당에 대한 욕구.(당원중심정당)
- 노무현의 가치를 본격적으로 계승하는 개혁적 정당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정책정당)
-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는 정당(전국정당)


그러나,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노무현 지지자들이 맘편히 정당을 만들고 가꿀 수 없게 하고 있다.
그냥 정당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수권정당을 만드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신당을 3년 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집권이 가능한 정당으로 만든다는 것이 과연 가능이나 할까?
다행히, 참여정부 시기에 국정운영을 경험했던 분들이 많이 있고, 이분들의 경험은 신당의 큰 자산이 될 수 있겠지만, 이분들이 많은 불리함을 감수하고 신당에 흔쾌히 참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신당이 만들어지게 될 경우, 많은 분들이 민주당과 신당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것이다.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국정운영 능력이 있는 역량있는 분들의 참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것이 '정강정책'보다 중요할 수도 있다.
집권을 위해, 가치를 포기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것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독자적 수권정당이 되는 것만을 목표로 삼는게 아니라면, 이야기는 좀 달라진다.
신당이 독자적으로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가치를 포기해야만 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측면이 적지 않다. 게다가 신당이 바로 수권을 목표로 하게 될 경우, (단기간에  민주당과 통합이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당과의 경쟁이 격화 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물론 신당이 의외로 빨리 성장하게 될 경우에는 독자적 수권도 배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독자적인 수권만을 목표로 하지 않고, 집권을 목표로 하되, 민주당 등의 우호적 정당과의 연합을 통한 집권 까지를 염두에 둔다면, 가깝게는 결집된 독자적 역량을 중심으로 차기 대선을 준비할 수 있고, 크게는 정당민주주의가 살아 숨쉬는 전국적 정당, 100년 정당의 단초를 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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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참조]
노무현과 민주당이 다시 만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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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