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 타도"하면 안되는 이유(2) -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도 1위'의 의미



오늘 뉴스를 보니, 민주노동당이 '이명박 정권 퇴진운동'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그런 와중에도, 2012년 수권정당으로 도약하겠다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진짜 퇴진시키겠다는 것도 아닌것 같고, 이명박 정권이 무너질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한마디로, '정권퇴진 운동'은 정치적 액션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정책을 극구 추진하는 것이나, 주어진 권한을 넘어서서 권력을 남용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정부의 행태가 비난받아 마땅하고 반드시 바로 잡혀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생각하면, 나올법도 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선거를 통해 수권을 하겠다는 정당이라면, 보다 책임있는 자세로 지금의 현실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민주노동당의 '정권 퇴진운동 선언'은 아쉬운 감이 없지 않습니다.

오늘은 몇일 전에 올렸던 '이명박 정권 타도'하면 안되는 이유 - 태국 정치를 보며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에 이어 한나라당의 지지율과 박근혜씨의 대선 지지도 1위가 가지는 정치적 의미를 분석해보고, 그로부터 '이명박 정권 타도'가 얼마나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상인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당초에는 한나라당의 경상도 지역 지지도를 중심으로 검토할 예정이었으나, 의외로 그 외 지역에서의 한나라당 지지도 역시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전체적인 한나라당 지지율을 중심으로 검토하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에도 여당인 한나라당 소속의 박근혜씨가 여전히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2. 한나라당 지지율과 박근혜씨 대선 지지도 1위 - 문제는 '이명박'이 아니라 '국민'

이명박정권의 일방주의적 정책과 비민주적 권력운용, 공안정국 조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작년 촛불시위 정국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이제 1년이 넘어선 셈입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한나라당은 지속적으로 지지율 1위를 기록해왔고, 특히나 대구·경북 지역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의 우세는 강고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있었던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서울 시민들은 이명박의 대리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정택씨를 교육감에 당선시켰고, 지난 4.29 보궐선거는 비록 야권의 승리로 끝났다고 말할 수 있지만, 경주에서 박근혜씨의 측근이 당선됨으로서 '여권'에 대한 이 지역의 지지가 강고하다는 것을 재확인 한 선거이기도 했습니다.

6월 6~7일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공동 실시, 정당 지지도 조사
민주당이 29.4%, 한나라당(27.3%), 민주노동당(6.3%) 친박연대(5.5%) 진보신당(3.6%) 자유선진당(2.3%) 창조한국당(0.6%) 순.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거하시는 불행을 당한 5월 23일 이후에도,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한나라당의 우세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비슷한 양상이라고는 하지만, 이 역시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아직도, 서울·인천·경기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합니다.(6월 9일 한국일보 실시 여론조사)

이것은, 많은 국민들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해 불만과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상관 없이, 한나라당이 여전히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한나라당과 여당의 지지세력은 확고한 반면,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국민들은 이렇다할 정치적 구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가능하겠습니다.

문제는 이명박 정권의 '일방통행'이나, '공안정국 조성', '인권침해'가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입니다.
일부 국민들은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국민들도 있습니다.
공안정국이나 인권침해에 대해 별 문제의식이 없는 국민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과 같은 정당지지도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전에 썼던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자유위임 이란 것은 애초부터 정책추진 과정의 여론 반영이라는 것을 예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정당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서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민주정치의 기본 원리라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속적 지지가, 이명박 정부로 하여금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가능하도록 한 셈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의 폭력에 의해 희생되는 일을 당한 후에도, 많은 기존의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여전히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미래를 책임질만한 훌륭한 정당은 아니지만, 한나라당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지지율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돌아가신 이후에야 어느정도 반등한 상황이고, 그나마 수도권 지역에서는 한나라당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한나라당,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들이 있기는 하지만, 간신히 5~6% 이내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정당지지도로만 본다면,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그다지 큰 반감을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를 보면 상황이 더욱 암담합니다.
다음은 두개의 여론조사 결과를 정리한 것입니다.

6월 3일 리얼미터 실시, 차기 대선 후보군 지지도 조사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30%, 유시민 전 의원 16.1%, 정동영 9.7%, 정몽준 의원 8.8%,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7.4%, 손학규 전 지사 5.5%, 오세훈 서울시장 5.3%, 김문수 경기도지사 2.7% 순이었다. 한나라당 성향(이회창 포함)의 후보군의 지지도를 모두 합치면 54.2%로 정동영과 유시민의 지지도를 합친 25.8%의 2배가 넘는 상황이다.

6월 6~7일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공동 실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1.4%로 1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0.6%로 2위, 3위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로 5.8%,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5%), 오세훈 서울시장(4.4%),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4.2%),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3.8%), 김문수 경기도지사(1.6%),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1.1%), 김근태 전 민주당 의원(1%), 정세균 민주당 대표(0.6%),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0.6%) 순이었다. 한나라당 소속 대선주자들(박근혜, 정몽준, 오세훈, 김문수, 원희룡, 홍준표)의 지지도를 합산하면 43.3%로, 범 민주당 대선주자들(유시민, 정동영, 손학규, 김근태, 정세균)의 지지도 합계(2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어떻게 놓고 보더라도, 한나라당과 박근혜는 절대적인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면, 국민의 뜻이 여전히 한나라당과 정부에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이런 여론 조사를 접한 검찰이나 경찰의 고위 관료들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충성을 다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 겁니다.
아무리 박근혜씨가 이명박과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해도, 미래의 수족이 될 자신들에게 해꼬지할 일은 없을테니까요. (물론, 이명박 정부의 핵심이라고 할만한 몇몇 '우두머리급'들은 영향을 받겠지만, 이명박 정부에 충성해서 언론장악을 하거나, 인권탄압을 하거나, 일방주의적 정책을 추진했다는 이유로 자신들이 버림받을 일은 결코 없다는 것을 아는 겁니다.)

그러니, 검찰과 경찰을 이명박 정권의 개라고 나무라기에도 민망한 감이 없지는 않습니다.
국민들이 박근혜씨를 차기 대통령감 1위로 생각하는 한, 검찰과 경찰의 이명박에 대한 충성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물론 시간이 좀 지나면, 이명박이 아니라 박근혜씨 쪽으로 줄을 바꾸는 이들도 적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거하신 이후, 한나라당이 민심이반에 대한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박근혜 껴안기'였는데, 이런 측면에서 그것은 확실히 효과적인 방법 이라고 하겠습니다.

결국, 문제는 '이명박'이 아니라 '국민'입니다.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의 배경에는 한나라당과 당 소속 의원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유지 할 수 있는 정치적 배경 역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지금과 같이 많은 국민들이 여전히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박근혜씨를 지지하는  상황에서, 일부 국민들이 위력으로 이명박 정권을 끌어내리는 일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가장 심각하고도 비극적인 사태'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다수 국민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민주적 절차에 의해 형성된 '주권적 질서'가 일부 국민들에 의해 와해된다면, 지금의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한 민주적 해결 방안을 국민 스스로 찿아낼 기회가 없어질 뿐만 아니라, 잃어버린 주권적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한 내부 투쟁을 겪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이 투쟁은, '이명박 정권 반대운동에 대한 반동'이라는 측면에서 우리 민주주의의 결정적 퇴행을 가져올 것입니다.)

물론, 이명박 정권의 공안정국 조성과 일방적 정책 추진에 대한 반대는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권 퇴진 운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권 퇴진을 논하기에 앞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겁니다.
'이명박 정권의 부당한 권력행사를 방조하고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을 방조한 박근혜씨가 어떻게 해서 대선지지도 1위가 될 수 있는지', '지금의 상황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정당이 어떻게 해서 여전히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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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