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말한 '사회자유주의'가 뭘까?
오늘은 '사회자유주의'이야기를 좀 해보았으면 합니다.
사회자유주의는 유시민 전 장관이 그의 저서 '후불제민주주의'에서 참여정부의 정체성을 '사회자유주의'라고 언급하면서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유시민 전 장관은 그의 저서에서, 참여정부 당시의 국내·외 정세와 경제 상황을 언급하면서 참여정부가 어떤 실패의 과정을 겪었는지, 보수와 진보세력의 참여정부에 대한 비난이 왜 부당한 것인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대목만 본다고 하더라도 후불제민주주의를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면, 유시민 전 장관은 사회자유주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회자유주의는 우리 헌법이 규정한 정치와 경제의 다원주의적·자유주의적 기본질서를 전적으로 승인하는 가운데 사회적 형평과 통합, 기회 균등과 경쟁의 공정성, 사회적 안전과 평화, 환경 보호 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인 국가의 개입과 사회적 타협을 추구하는 사상·이론적·정치적 흐름을 가리킨다. 이것은 전통적인 보수와 진보를 인정하면서 그 장점을 취하는 중도통합 또는 중도진보적 이념성향이라고 할수 있다.
(이야기가 옆으로 좀 샙니다만...)
그런데, 이념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면 종종 혼란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바로, 정치질서와 경제질서의 관계를 혼동하는 것입니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경제질서에 관한 이념입니다.
특히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는 물질이 정신을 지배해한다는 '토대와 상부구조 이론'에 의해 경제관계를 정치관계보다 상위에 놓은 사상이다 보니 이념 자체가 경제질서에 관한 것이 되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자본주의 역시 본질적으로 '사유재산제도'와 '자유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주의라는 점에서 물질 중심적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사유재산제도와 자유시장을 주장하는 사상가들은 스스로의 사상을 자본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라고 말합니다. 그럼 좀 더 정치적인 것처럼 보여서 일까요?
아무튼 근대 이후로 지금까지, 나라라고 하기도 어려운 정도의 작은 섬나라나 왕국을 제외하고는 민주주의를 표방하지 않는 나라는 없습니다. 심지어, 폭력을 통한 사회주의 혁명을 주장하는 사람들 마저 프롤레타리아독재는 반혁명세력에 대한 독재일뿐이며 인민민주주의가 그들의 정치질서라고 말하는 상황입니다.
근대 이후 '민주주의'가 사람들의 마음 속에 확고하게 자리잡은 까닭일 겁니다.
그래서 인지, 사람들은 사상과 이념은 모두 '경제질서'에 관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경제질서가 그 내용에 따라 여러가지 차이를 가지듯이 민주주의도 다 같은 민주주의는 아닌것이 분명합니다. 박정희나 전두환 독재야 말만 민주주의였지 실상은 전체주의국가에 가까웠으니 말할 것도 없지만,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이끌었던 정부의 민주주의를 다 같은 민주주의라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사회자유주의를 좀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가 짜구 옆길로 새는데요.
사회자유주의에 대해 계속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유주의에 대한 사전의 정의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사회자유주의의 뜻은 찾을 수가 없었고 '사회적 자유주의'에 대한 정의가 위키피디아의 '자유주의'에 대한 설명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사회적 자유주의 - 19세기 말 선진국에서 일어난 사상으로 제레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이들은 사회주의의 일부 성과를 수용하여 정부가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권한을 사용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존 듀이나 모티머 아들러 등의 설명에 의하면, 개인은 사회의 근본이므로 모든 개인은 교육, 경제적 기회, 거시적 위험으로부터의 보호와 같은 기본적인 필수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보장을 개인의 권리로 파악하는 것으로, 고전적 자유주의의 소극적 자유와 구별하여 적극적 자유로 파악한다. 학교,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등은 정부의 세금에 의하여 지원되어야 한다고 본다. 사회적 자유주의자들은 최저임금제, 반독점법 등과 같이, 시장에서의 경쟁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어느 정도 인정한다. 또한 정부는 기본적 수준의 복지를 시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시민 전 장관이 말한 사회자유주의가 위의 '사회적 자유주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본다면 둘은 전혀 다른 것임에 분명합니다.
유시민이 말한 사회자유주의는 '정치'가 중심이 된 것이고, 위의 사회적 자유주의는 '경제'가 중심이 되는 주의이기 때문입니다.
유시민은 그의 사회자유주의에 대한 설명에서
"우리 헌법이 규정한 정치와 경제의 다원주의적·자유주의적 기본질서를 전적으로 승인하는 가운데" 라고 말해, 사회자유주의가 정치와 경제의 다원주의적·자유주의적 질서를 전제로 한 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시장경제질서는 경제적 다원주의와 자유주의라는 측면에서 그가 말하는 사회자유주의의 전제조건이 된다는 것입니다. 자유주의라는 말에 '시장주의'가 포함되어 있다는 우리의 상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 사회자유주의의 내용에 대한 설명에서 "사회적 형평과 통합, 기회 균등과 경쟁의 공정성, 사회적 안전과 평화, 환경 보호 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인 국가의 개입과 사회적 타협을 추구하는 사상·이론적·정치적 흐름" 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사회적 형평', '사회 통합', '기회균등', 공정한 경쟁', '사회적 안전', '사회적 평화', '환경 보호'라는 것 모두가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주의적 지향'과는 거리가 있는 것들입니다.
사회주의가 '재화의 분배나 지배문제'에 관심을 가진다면, 유시민 전 장관이 말한 사회자유주의는 물질의 분배를 언급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유시민의 사회자유주의는 별 내용이 없어보입니다.
그냥 좋은 말을 몇줄 늘어놓은 것에 지나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혀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가 말하는 사회자유주의의 핵심은 그의 설명 중에서 '헌법이 규정한 정치의 다원주의적·자유주의적 기본질서를 전적으로 승인하는 가운데'라는 대목에 있습니다.
바로 정치적 다원주의·자유주의라는 것입니다. 그냥 정치적 자유주의라고 말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겠습니다.
이 정치적 자유주의는 경제적 자유주의에 근거한 시장경제질서와 함께, 유시민이 말하는 사회적 자유주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 자유주의에 대한 사전의 설명을 찾아보았습니다.
이 설명 역시 위키피디아의 자유주의에 대한 설명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정치적 자유주의 - 개인이 사회의 기초가 된다는 사상으로 사회제도는 개인들을 위하여 존재해야 한다고 규정된다. 1215년 마그나 카르타는 국왕의 권리보다도 개인의 자유가 우선한다고 선언한 문서로, 정치적 자유주의가 발현된 대표적 사례이다. 정치적 자유주의는 시민들이 직접 만들고 동의한 법을 바탕으로 한 사회계약을 강조한다. 이는 개인들에게 최선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아는 자는 바로 개인 그 자신이라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 정치적 자유주의는 성별, 인종, 경제적 지위와 무관하게 모든 시민에게 참정권을 주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법의 지배와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한다.
위의 정치적 자유주의에 대한 설명이야말로 참여정부의 비정상적, 권위주의적 권력의 해체와 중앙권력의 분산, 시민의 발언권 확대라는 정치적 지향을 간명하게 설명해주는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보니, 유시민이 말하는 사회자유주의는 없고, 자유주의만 남게 되었네요.
어떻게 된 것일까요?
'사회'는 사회자유주의에 대한 설명에 들어 있습니다.
'사회적 형평', '사회 통합', '기회균등', '공정한 경쟁', '사회적 안전', '사회적 평화', '환경 보호'와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국가의 개입과 사회적 타협을 추구"하는 것을 사회자유주의라고 한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자유주의의 '사회'는 '문제해결의 방법'이며 '가치지향'입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그것을 '국가적, 사회적'으로 해결한다는 측면에서의 '사회'라는 것입니다.
이제서야 유시민 전 장관의 사회자유주의의 의미가 대략 눈에 들어옵니다.
'정치, 경제적 다원주의·자유주의'(헌법의 규정에 따르면 - 정치적으로는 자유 민주적 정치질서, 경제적으로는 사회적 시장경제질서)와 사회적 지향과 과제(사회적 형평, 사회 통합, 기회균등, 공정한 경쟁, 사회적 안전, 사회적 평화, 환경 보호)들의 '국가적, 사회적 해결'이 유시민이 말한 '사회자유주의'였던 겁니다. 그러고 보니, 사회자유주의란 말이 참여정부의 노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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