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와 상도동계의 화해


오늘 있었던 김대중 대통령의 영결식은 온통 화해와 통합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찼습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이야기는 '동교동과 상도동의 화해'였습니다.

지난 8월 11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의식 불명 상태에 있던 김대중 대통령을 병문안 하고, '화해를 한 것으로 봐도 좋다'는 어처구니 없는 '일방적인 화해 주장'을 한 이후, 영결식을 하루 앞둔 어제 밤에는 과거 민추협을 함께했던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함께 상주가 되어 김대중 대통령의 빈소를 지켰다는 '화기애애한 미담'이 온종일 언론을 뒤덮으며, 화해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상도동계인 김덕룡 대통령실 국민통합특보, 한나라당 김무성, 안경률 의원이 동교동계인 한화갑, 김상현 전 의원 등과 21일 밤 서울광장에 마련된 김대중 대통령의 분향소에서 공동 '상주(喪主)'가 돼 직접 조문객을 맞았다는 것입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도 없고, 납득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들의 모습만을 본다면, 김대중 대통령께서 과연 무엇을 위해 누구와 싸웠는지 알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고인께서 노구를 이끌고 대중 앞에 나아가 목놓아 왜치셨던 '행동하는 양심'은 도데체 어디를 가야 찾을 수가 있는 것인지...

개인과 자기가 속한 정치집단의 성공을 위해 국민을 배신하고 독재정권과 야합한 김영삼 대통령이나, 그 뒤를 따라 수 십년 동안 수구세력의 이익을 위해 싸우면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짓밟는데 앞장서 왔던 상도동계가, 도데체 어떻게 그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용서를 빌었는지도 알 수 없거니와, 신문법과 방송법의 날치기 표결을 주도했던 그들이 어떻게 김대중 대통령의 분향소 앞을 당당히 지키고 서 있었는지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어쨌든, 동교동계와 상도동계는 화해를 하기는 한 모양입니다.
자기들 끼리는 뭔가 통하는 것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자기들끼리 통하는 것이고, 자기들끼리 화해하고 용서한 것일 뿐입니다.

국민은 그들의 반성을 들은 적이 없고, 그들의 용서 비는 모습을 본적도 없으며, 그들이 악행을 중단함을 본 일도 없습니다.
그러니, 국민들은 그들을 용서할 수도 없고, 그들과 화해할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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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