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의 두번째 글에 대하여



첫번째 글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해 올린 후, 이것 저것 치이는 것이 많아 이제서야 김대호님의 국민참여정당에 대한 두번째 글 "국민참여정당 성공의 조건(2) -위대한 생각이 무엇이 있나"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해 올리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글과 중복되는 부분은 피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간단히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따라서 오늘 할 이야기는 '대의원제도'와 '시도당 중심 체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참조 :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의 첫번째 글에 대하여)


1. 대의원제도에 대해

대의원제도를 언급하기 전에 먼저 고려해 봐야 할 것은 '참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국민참여정당이 '당원 중심의 정당 민주주의'에 집착하는 이유를 짚어보는 것입니다.

그 근본 목적은 당원이 당의 주인이되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특정인과 소수 엘리트정치인에 의해 당이 좌우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데 있는 것입니다. 또, 정강정책이라는 당의 목표를 일관되게 견지하기 위함 입니다. 대의원제도의 철폐도 이와 관련되어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두고 당원들이 당권에 집착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가 않습니다.

대의원제도는 보통 다수의 대의원단을 (사실상 대의원 역시 적은 수가 아니라 적어도 수천명에서 많을 경우 1만명이 넘는 대규모 대의원단을 구성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구성함으로서 당 중앙(보통 중앙위원회)이나 당 대표 등이 제출한 안건을 심의 의결하는 최고의결기구입니다.

그러니까 대의원을 통한 안건의 심의 및 의결이라는 것 역시 김대호님께서 가정한 것처럼 '간이한 절차'나 '의사결정의 효율성 증대'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습니다.(대의원대회를 치르려면 엄청난 노력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얼마나 효율적인 토론과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지는 의문입니다.) 또, 중요한 안건의 심도 깊은 심의와도 아무런 인연이 없습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운용하고 있고, 과거 열린우리당이 운용했던 대의원제도의 실정이 이렇습니다.

대의원제도는 사실상 '거수기'이며 '파벌싸움의 온상'이고, 일반당원들을 당의 중요 의사결정으로부터 배제하는 장애물 이었습니다. 대의원제도가 긍정성 보다는 해악이 큰 이유를 두 가지만 언급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다수의 대의원을 당원이 감시 통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대의원의 의결권 행사는 본질적으로 자유위임 사항인데다가, 당의 대의원이 대의원대회에서 논의될 주요 정치적 사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그를 선출한 일반 당원에게(대의원을 당원이 직선할 경우) 설명하거나 설득할 계기도 없고 이유도 별로 없습니다. 또, 대의원대회의 의결은 대규모 대의원단이 집단적으로 행한 결정이므로, 특정 대의원에게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둘째, 대의원제도는 파벌싸움의 온상입니다. 대의원들이 사실상 일반 당원들로부터 자유로운 상황에서, 이들은 소수 엘리트 정치인들의 포섭의 대상이 되고, 개인적 선호와 이해관계에 따라서도 자연히 그 정치적 입장이 나뉘게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소수 엘리트정치인(직업적 정치인)들의 입장에서 일반당원들은 그 수가 많고 포섭이 용이치 않은 반면, 대의원은 그 수가 제한적이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가진 대의원의 숫자도 적이 않으므로 포섭이 매우 용이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 중앙은 사실상 대의원제도의 유무와는 관계없이 당 운영의 전반에 대해 가장 강력한 결정권을 행사하는 '과두적' 지도집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대의원제도라는 것이 있게된다면, 이들은 손쉽게 그 책임을 대의원들에게 떠넘길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자신들이 행사한 엄청난 권력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대의원제도가 없다면 당 중앙은 언제나 그들이 행한 결정과 행동에 대해 모든 당원에 대해 책임을 져야만 할 것입니다. 따라서 당 중앙은 언제나 책임있게 자신의 일을 할 수 있고, 그에 대해 당원에 대한 책임 외에는 어떠한 정치적 책임도 지지 않을 것입니다.

당이 소수 직업정치인의 권력욕을 책워주기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고, 그 목표를 일관되게 견지하는 가운데 정치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다수 당원들의 강력한 통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의원제도의 철폐는 이를 위한 의미있고 중대한 진전이라고 봐야 합니다. (대의원제도에 대해 김대호님께서 언급하신 자질구레한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궂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2. 분권형 지배구조문제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시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분권형 지배구조 문제가 뭐가 중요하기에 제안문에서 언급하느냐?'라는 말에 대해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컨텐츠의 부족'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쉽게 납득이 되면서도, (공개논의 없이 바로 창당제안을 한 상황에서) 그나마 합의와 납득이 용이한 '당의 운영 방침'을 제시한 것을 두고, 그것을 나무라는 것은 이해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어찌되었든, 이에 대해서도 제 소견을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정당은 충분히 중앙집권적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당원들이 수도권에 거주하고있고, 서울시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원이 당무에 관한 광범위한 결정권을 가진 상황에서, 어느지역의 당원이 많은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자연히 당의 정책과 당의 공직 후보자가 그 지역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선출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그들이 지역적 이익에 매달려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봐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 중앙을 분권형으로 구성하는 것은 사실상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당원들의 목소리에 깔린 지역의 이해관계와 의사를 대변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대호님께서 글에서 언급하신 바와 같이, 진보 성향의 사람들이 지역의 이해관계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기 때문에라도 지방의 정치적 입장과 이해관계를 의식적으로 더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두고, 신당을 통해 자신들의 권력욕을 채우고자하는 소수 지방정치세력의 술책이라는 식으로 비난하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입니다. 그런 식이라면, 지방자치나 지방분권은 지방민들의 권력욕이라고 봐야 하는 것일까요?

3. 어떻게 완벽할 수 있겠는가.

국민참여정당이 지금 가고있는 길은 '완벽'과는 인연이 없습니다.
애초부터 그럴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처음 가는 길이고, 발걸음은 무거우며, 앞은 어둡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발걸음이 곧지 않음을 탓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것이 과연 온당한 지식인의 태도이겠습니까?

논하고 공박할 소재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이야기를 논하기가 부끄러운 일인 까닭에, 글의 다른 내용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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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