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야권연대를 원하지 않는다.

민주당의 '안산 상록을 학습효과'와 뿌리깊은 권력 독점의식을 국민이 깨우쳐 줘야

 작년에 치러진 안산상록을 재선거결과는 야권연대에 대해 민주당이 잘못된 판단을 하게한 중요한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선거에서 민주당의 김영환 후보는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임종인 후보와의 선거연대를 거부하고 자력으로 당선됨으로써 이명박정권을 심판하기 위한 국민들의 열망이 제1야당인 민주당에 대한 표 쏠림으로 나타나게 되므로, 굳이 야권연대를 하지 않더라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집단적 학습을 민주당에게 제공했던 것입니다.

'안산 상록을 학습효과'라고 불리는 이 사건 이후 민주당은 사실상 어떠한 형태로도 당 차원의 선거연대를 하지 않아왔습니다. 실제, 지난 6.2지방선거의 야권연대도 사실상은 정상적 야권연대라고 할 수 없는 일방적 야권연대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 지역의 개별적 연대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지역에서의 선거연대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출마포기나 후보직 사퇴에 근거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경기지사 선거 선거연대 역시 정상적인 연대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와 민주당 김진표 후보는 개별 후보간 단일화를 이룬 것이지, 정당간의 선거연대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국민참여당의 관계는 선거연대가 그 본질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히려 경기도에서 출마한 많은 국민참여당 단체장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를 단일후보로 만들어 주기 위해 대부분 후보 직을 사퇴함으로써 불완전했던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간의 연대가 실질적 의미의 야권연대로 승화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사실들로부터 민주당이 야권연대에 대해 얼마나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민주당으로서는 어차피 자기 힘으로 이길 수 있는데 굳이 다른 당에 이익을 나눠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민주당의 태도는 이번 은평을 재선거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애초부터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의 연대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당선가능성이 희박한 장상후보를 은평을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했던 것입니다. 민주당으로서는 은평을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는 것 보다는 제1야당의 기득권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일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에 제안한 야권단일화 협상은 민주당의 이런 태도를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습니다. 민주당이 제안한 것은 '야권의 연대', 즉 정당간 연대협상이 아니라 '개별 후보간 단일화 협상'이었습니다. 그 제안이 비록 정세균 대표에게서 나온 것이기는 하지만 제안한 내용 자체는 후보간 단일화협상 이었기 때문에 이번 협상은 명백히 은평을 재선거만의 협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2012년의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 입니다. 민주당 만으로는 한나라당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야권이 분열하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지금 야권의 현실이 이렇습니다. 모든 야당이 힘을 합쳐야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그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민주당은 자기들의 기득권을 내놓아야 하는 당 차원의 연대가 아니라 제1야당의 기득권과 프리미엄을 지킬 수 있는 개별 후보간 연대만을 인정하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번 은평을의 경우에도 야권연대가 아니라 야권 후보들의 개별적 단일화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국민참여당의 천호선 후보나 민주노동당의 이상규 후보가 이런 개별후보간 단일화 방식에 동의한다면, 경우에 따라 은평을의 후보단일화 문제는 좀 더 쉽게 풀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2012년 이전에 가장 큰 선거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다음 총선의 야권연대를 위한 모범답안을 마련해 놓지 않을 경우, 야권은 심각한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앞서 언급한 안산 상록을의 학습효과를 아직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다음 번 전국단위 국회의원 총선거는 제1야당인 민주당의 파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야당들의 입장에서는 또다시 민주당에게 양보만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6.2지방선거에서 일방적인 양보를 했었던 것처럼, 때마다 양보만 하고서는 정당으로서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야당 모두가 전국의 대부분 지역에서 후보를 내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고, 이 분열로 인해 야당들은 재앙적 파국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야당의 파국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18대 국회에 이어 19대 국회 까지도 한나라당과 수구세력이 다수를 차지하게 되고, 같은 해에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도 야당이 패배하게 될 경우 국민경제와 민생 복지는 수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고, 국가공동체는 파국적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다면, 우리대한민국이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의 전철을 밟게 되지 않으리라 누가 보장할 수 있겠습니까?

이번 은평을 재선거에서 우리 국민들과 야권 지지자들이 정당간 야권연대를 반드시 이뤄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민주당이 '안산 상록을 학습효과'의 환상에서 깨어나 새로운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국민들은 또다시 민주당에게 '안산을에서와 같은 잘못된 신호'를 보내서는 안됩니다. 민주당 정당지지도만큼의 지지도 얻지 못하는 장상 후보에게서 신임을 회수함으로써 민주당에 엄중한 경고를 내려야 하는 것입니다. 국민의 사랑과 애정을 자신들의 권력욕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민주당이 다시는 지금과 같은 만용을 부리지 못하도록 지금 단속해야만 합니다. 지금 하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들은 지금 겪고 있는 것 보다 더한 고통을 2012년 이후에도 겪어야만 할 것입니다.

Posted by 바람의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