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노무현’ 석 자에 대한 민주당의 이중성
민주당에게 ‘노무현’은 어떤 존재일까요?
불리하면 배척하고 유리하면 이용하는 그런 존재에 불과하다면 서글프고 분노할 일입니다.
그렇다고 이 글에서 거창하게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인가’에 대해 논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엇갈리는 두 가지 일화를 놓고 ‘노무현 석 자에 대한 민주당의 이중성’을 지적하고 싶을 뿐입니다.
2010년 7월 23일, 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 천호선 후보 선거 사무실에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당시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이 이미 여론조사로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합의하고, 조사 방법과 실시 날짜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협의를 모두 끝낸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측에서 느닷없이 여론조사에 사용할 천호선 후보의 경력에서 ‘노무현’을 빼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천호선 후보의 명함과 선거공보물에 있는 대표 경력이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대변인’입니다. 천호선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대변인 중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물로 많은 국민들에게 기억되고 있고, 대통령님 퇴임 후에도 ‘봉하마을 대변인’으로 불릴 만큼 노무현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던 사람입니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민주당이 이걸 사용하지 말라며 안 그러면 여론조사를 할 수 없다고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억지를 부렸습니다.
국민참여당은 ‘어떻게든 후보단일화를 이루어 달라’는 국민의 바람을 생각해 결국 이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받아들여 노무현 대통령 대신 ‘참여정부’라는 별칭을 사용했습니다.
국민참여당 천호선 후보에게서 노무현을 지우려는 민주당을 보며 저들에게 노무현은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011년 4월 8일, 일관된 원칙과 건전한 상식을 지키려던 국민참여당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김해을 야권연대 협상이 마무리 돼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마지막 실무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이 여론조사에 넣으려고 하는 곽진업 후보의 경력을 확인하고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곽 후보의 경력을 ‘노무현정부 국세청 차장’이라고 하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7.28 은평을 협상 당시 자신들이 했던 주장을 180도 뒤집은 것일 뿐만 아니라 ‘진실’과도 너무나 거리가 먼 것입니다.
9일, 국민참여당 이백만 대변인은 논평에서 “곽 후보는 국세청 차장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한 적이 없”고, “2003년 참여정부 출범 초 ‘인사발령 대기자’로 남아있었을 뿐”이라며 “후보자의 경력은 진실의 문제”라고 잘 지적했더군요.
민주당이 여론조사에 넣을 자기 당 후보의 경력에 ‘노무현’ 세 글자를 넣기 위해 온갖 억지를 부리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저들에게 노무현은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국민참여당 천호선에게는 ‘노무현’을 지우라고 윽박지르고, 노무현 대통령님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민주당 곽진업에게는 ‘노무현’ 이름표를 달아주려고 온갖 억지를 부리는 민주당. 저들의 노무현 석 자에 대한 이중성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과연 민주당에게 노무현은 어떤 존재일까요?
정말 불리하면 배척하고 유리하면 이용하는 그런 존재에 불과하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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