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투표제의 문제점 정리





의무투표제를 통해 투표율을 높임으로서 국민의 정치 참여 라는 민주주의의 대전제를 지켜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투표의무제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차례 쓴 글을 정리해 올린다.


'책임'은 '고의, 의사'에 대한 책임

물건을 사기 싫은 사람을
물건 안사도 좋으니 무조건 가야 한다고, 장에 끌고가서...
물건을 전시해 놓으면서 사라고 한다고 가정해 보자.

물론 물건을 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란 이미 행한 수고로움의 대가를 어디에선가 찾게 마련이다.
물건을 사고 싶다는 충동이 갑자기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물건을 사면 천만 다행이지만 안타깝게도 시장의 물건은 별로 좋은게 없다.
자칫 잘못된 물건을 사서 피해를 보게 되면 그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할머니들 '효도 관광'시켜준다며 끌고 돌아다니면서 부실한 물건 팔아먹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잘못된 물건을 샀다고 나중에 바꿔주는 일도 없다.
그 부실한 물건 구매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1. 의무투표제의 기술적인 문제

사실상 유권자들에게는 선택에 의한 투표 불참도 있지만 타율적(비자의적) 선거불참이 상당히 존재하며, 이를 판단하기가 곤란하다. 물리적으로 모든 불가항력 상황에 대한 신고나 증명은 거의 불가능하며, 모든 영리목적의 사업자가 자신의 이익을 목적으로 종업원이나 관련자의 투표권을 보장한다고 볼 수 없으며, 보장하는 것을 강제 할 수 없다. 벌금 부과, 참정권의 제한 등의 불이익은 결과적으로 사회적 약자에 더욱더 가혹한 결과가 될 수 있다.


2. 의무투표제의 법률적 문제

그리고 투표를 하지 않는 행위는 그 자체가 부작위(행동을 하지 않는것)인데, 부작위의 경우 일정한 법익을 수호할 작위의무자가 그 행위를 하지 않을 경우 제한적으로 처벌 된다(예를 들어 부양의무가 있는 부모가 아이를 돌보지 않아 죽게 하면 처벌받는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법률적 해명과 부작위를 처벌하는 법률이 있어야만 이를 근거로 의무투표제가 추진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투표하지 않는 행위에 대한 벌금, 과태료, 징벌은 보편적 자유권을 침해하는 불법이라고 보아야 한다.(더욱이 선거는 보통, 평등, 직접, 비밀선거가 원칙이며 헌법 41조와 67조의 규정은 이를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보통선거는 성별, 신분, 재산, 교육 정도 등에 따른 선거권 제한이 없이 일정한 연령에 이른 사람이면 누구나 선거권을 갖는 다는 것을 말하며, 평등선거는 모든 선거권자의 선거권의 효과가 동일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선거의 기본 원칙과 헌법 조문에 의해서 '선거권에 제한을 가하는 형태'의 의무투표제는 허용될 수 없다.)
그러나 선거권자가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경우 '침해 되는 법익'이 무엇인지조차 알수 없다. (선거제도가 선거 불참에 의해 침해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명확하다. 선거제도는 유권자의 선거 참여 여부와는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헌법과 법률의 강력한 보호를 받고 있다.)

법에 의해 생겨난 권리나 의무는 당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내용을 법률에 의해 상세히 정하게 된다. 선거제도도 법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그 자세한 내용을 법을 통해 밝히는 과정을 거치는데, 헌법 24조는 이를 정한 것이다. 그러나 헌법이 정한 권리를 법률을 통해 정하는 경우 '권리'의 본질적 속성을 저버려서는 안되는 것임은 분명하다. 만일 법률이 '권리의 내용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무의 내용을 정하는 것'이 된다면, 이는 헌법의 위임이 없는 의무를 새로 창설한 것에 해당되어 위헌법률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또 선거권에 관한 법률의 규정이, '권리의 행사 방법 등에 관한 제한'을 규정 할 수는 있겠으나, 그것 역시 선거의 기본원칙인 '보통, 평등, 직접, 비밀선거'에 위배되지 않으며, '자유선거'의 원칙을 위배해서는 안된다고 보아야 한다.

헌법에 권리로만 규정되어 있는 선거권을 작위의무로 해석하게 되면, 헌법위반(보편적 자유권을 침해) 시비가 불가피할 것이다. 특히 헌법 67조 3항은 '대통령후보자가 1인일 때에는 그 득표수가 선거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아니면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없다.'라고 정하는데, 이는 국민의 상당 수가 선거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까지 예정하고있는 규정으로, 통상 말하는 '선거의 의무'를 실질적 의무로 볼 수 없다는 근거가 된다. 한마디로 투표의무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헌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조 : 자유선거의 원칙 (사전적 의미 :
참고1, 참고2 ) >

(1) 의의 
헌법에 명시적 규정이 없으나, 헌재는 선거원칙으로 인정한다.

(2) 내용 
1) 선거권자의 의사형성의 자유 - 입후보의 자유, 선거운동의 자유 
2) 선거권자의 의사실현의 자유 - 투표의 자유 

(3) 위배되는 경우 
1) 정당한 이유 없이 기권하는 자에 대하여 과태료나 벌과금의 부과 등 일정한 제재를 가하는 경우
2) 정당추천후보자만을 허용하고 무소속후부자를 허용하지 아니할 경우
3) [헌판] 최소투표율제 도입 (선거권자의 일정비율이상이 반드시 투표에 참가해야만 당선인을 결정)
→ 일정비율이상 투표하도록 하기 위해 투표를 강제 → 자유선거원칙 위배

(4) 관련 헌법재판소 판례
88헌가6, 91헌마44, 92헌마269,  95헌마108, 96헌마54, 96헌마143, 99헌바5, 2001헌마710, 2003헌마259

88헌가6 사건의 판단이유 중 선거원칙에 관한 부분
현대 선거제도를 지배하는 보통, 평등, 직접, 비밀, 자유선거의 다섯가지 원칙은 국민 각자의 인격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그 개인을 정치적 단위로 모든 사람에게 자유로운 선거와 참여의 기회를 균등하게 헌법이 보장하는 데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러한 선거제도의 근본원칙은 선거인, 입후보자와 정당은 물론 선거절차와 선거관리에도 적용되며, 선거법을 제정하고 개정하는 입법자의 입법형성권 행사에도 당연히 준수하여야 한다는 원리이다. 

99헌바5 사건의 판단이유 중 선거원칙에 관한 부분
자유선거의 원칙은 비록 우리 헌법에 명시되지는 아니하였지만 민주국가의 선거제도에 내재하는 법원리인 것으로서 국민주권의 원리, 의회민주주의의 원리 및 참정권에 관한 규정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자유선거의 원칙은 선거의 전과정에 요구되는 선거권자의 의사형성의 자유와 의사실현의 자유를 말하고, 구체적으로는 투표의 자유, 입후보의 자유 나아가 선거운동의 자유를 뜻한다.


3. 의무투표제의 본질적인 문제



- 이해관계의 반영

민주주의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이해 관계'를 정치과정에 반영함으로서 구성원 공동의 사회지배를 이룩하여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구성원의 이해관계의 반영'은 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이며 조화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민주주의에서 말하는 '민의의 반영'은 '이해관계의 반영'이기 때문에(국민주권은 공동체의 구성원인 국민이 주권을 가진다는 의미로, 국민의 의사가 권력의 형성과 행사의 근거라는 것을 말한다.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국민주권의 원리는 선거제도로 나타나며, 선거를 통해 국민의 의사가 반영됨으로서 권력이 정당성을 가진다. 여기서 말하는 '국민의 의사'는 내용적으로 '이해관계'를 말하며, 이것은 물질적 이해관계 뿐만 아니라 철학적, 정치적 이해관계 등을 포괄한다.) 구성원들의 '이해(利害) 여부에 대한 인식'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만일 공동체 구성원들이 이해관계에 대한 인식이 없이 어떤 의사를 표명하게 된다면 그것은 올바른 민의의 반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여론화 과정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여론화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의견을 교환함으로서 자신의 이해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공동체 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것이 여론이며, 그것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확인한다. 여론화과정이 없거나 부실한 어떠한 결과도 '진정한 민의의 반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것은 여론화 과정이 구성원들의 '문제 인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문제 인식'이 없는 결정을 이해관계가 반영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선거는 그것 자체가 '의사결정'이므로 선거의 의미에 대한 '인식'과 어떤 결정을 내리겠다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 어떤 일에 대한 '인식과 의사'가 '고의'를 구성하여 책임의 근거가 된다는 것은 이미 상식적인 내용이다. 따라서 민주주의가 "공동체 구성원인 국민에 의한 사회지배라는 차원에서 그 책임도 국민에게 있다."는 것은 국민의 '인식과 의사'에 대한 책임성을 말하는 것이다.

공동체 구성원들의 이해관계의 반영 자체가 강제되면(의무투표제) '어떤 행동을 하겠다는 의사나 결심이 없이' 선거에 참여하는 결과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민의의 반영'이라는 외형을 갖출 수 있겠으나 '이해관계의 반영'이라는 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는 오히려 손상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것은 '부수적 요인에 의해 주된 결정이 농단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이를테면 그것은 [나는 이번 선거에 관심이 없어, 그렇지만 만약 내가 반드시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얼굴이 잘생긴 사람'을 뽑을 꺼야!]와 같은 것이 그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의사 여부와 관계없이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피선거인의 대표성과 통치력을 높여주기 위한 거수기로 전락하게 됨을 의미하고, 선거의 본래적 의미인 '민의의 반영'은 사실상 '투표 참여율 제고'라는 미명하에 희석되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 의무투표제가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피선거인과 정부의 대표성

의무투표제(투표의무제)는 일견 민의의 반영을 위해 거론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피선거인의 대표성의 보호'가 목적이라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선거제도는 본질적으로 투표율이 낮다는 이유로 폐기되거나 변질될 수 없기 때문에(이것은 민주주의와 헌법질서의 본질적 내용으로서 중요한 보호의 대상이다.) 피선거인의 대표성과 정부의 통치력강화를 보호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것은 의무투표제 찬성론자들이 주로 '정부의 대표성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볼 때 명확한 것이다. 또, '공동체 구성원들의 공동의 사회지배'라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서 투표율 제고가 필요하다는 주장(투표율이 저조하여 공동의 사회지배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것은 일견 타당한 듯 보이지만 사실상은 피선거인의 대표성과 정부의 대표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의 이면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특히 '국민의 사회지배'라는 것은 내용적으로는 '이해관계의 반영'이므로 투표율 자체만을 가지고 판달 할 수 없음은 명확하다.
 
대의제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다수의 비엘리트 대중이 엘리트 정치인을 선거하여 권력을 수여하고 국정을 대리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충분한 여론기능의 향상을 통한 구성원들의 이해관계 반영 노력'이없는 의무투표제 논의는 피선거인과 정부의 통치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서의 기능만을 하게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과거에 '국민의 지배'를 가장하여 국민의 이름으로 독재권력을 휘두른 경우가 많이 있었음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지금에 와서 의무투표제가 독제와 관계된다는 주장은 지나침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효과적으로 민의를 반영하지도 못하면서 민의를 잠칭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 '최선이 아닌 선택도 보호되어야' 한다.

평등한 선거권은 '근원적 불평등(각인의 생물학적, 사회관계, 재주, 능력의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보상을 통해 사회적 약자가 그 사회의 운영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서,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한것이다.  따라서 '근원적 불평등'으로 인해 선거권 등의 참정권에 있어서 차별적 대우를 받아서는 안되며, 불법행위로 인하여 법원의 재판을 받아 실권된자나, 금치산자가 아니면 누구나 법에 따라 선거권을 갖게된다.

사람마다 그 가치관이 다르고 의식수준이 다르므로, 자연히 사회구성원들 중 상당 수의 사람들은 사실상 자기자신의 이해관계에 대한 사회적 판단능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선거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 불가피하며, 이것은 모든 공동체 구성원에게 사회적 개입력을 제공하기 위해 '근원적 불평등 상태'를 무시한 당연한 결과이다. 그러나 각 공동체 구성원들의 '사회관계에 대한 이해의 부족', '자기 이익에 대한 이해의 부족', '가치관의 차이에 따른 문제' 등은 그들의 이익에 적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그것은 각 공동체 구성원들의 '자의적 판단' 자체가 '자기 이익의 반영'일 것이라는 추단에 근거한 것이다.(이것은 민주주의의 핵심적 내용이다.)

민주주의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각 공동체 구성원들의 이익'은 아무런 강요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자기 이익'이며, 이 자의적 판단은 '부작위에 대한 판단'까지 포함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민주주의가 '어리석은 사람들의 잘못된 선택'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포함하는 것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4. 정리 


제도적 측면에서 '공동의 사회지배'는 민주적 선거제도를 통한 '이해관계의 반영절차'가 핵심이 되는 것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제도적 측면에서 '이해관계의 반영절차'인 투표제도를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선거과정과 거기에서 나타나는 투표율은 '민의의 반영 과정'이지 '민의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민의가 잘 반영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자유로운 여론 형성의 과정에서 나타난 민의가 자유의사에 의해 반영되었을 때'의 일이다.

투표의무제가 실시되고 있는 여러나라의 민주주의가 '민의의 반영'이라는 측면에서 특기할만한 성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근거는 거의 없거나 매우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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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조 : 의무투표제(위키백과) >

의무투표제(compulsory voting)는 유권자들에게 투표가 권리일 뿐 아니라 의무이기도 하다는 취지에서 투표불참자에게 일정한 벌칙이나 불이익을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벌칙으로는 과태료 또는 투표권 박탈이 있고, 불이익으로는 공공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나라들이 있다.

1. 옹호론

투표는 권리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납세와 같은 의무이기도 하다. 정부기능을 위해서는 금전비용뿐 아니라 시민의 참여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의무투표는 투표율을 높임으로써, 선거에서 이겨 집권한 정부의 정당성을 높여준다. 이명박 대통령은 예컨대 전체 선거인수로 계산하면 30.5%의 지지만을 받았다. 물론 나머지가 다 반대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69.5%가 지지를 표명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의무투표제를 한다면 이런 문제가 완화된다.
정치에 무관심하던 유권자들로 하여금 어려운 현안들에 관해 생각해보도록 이끌 수 있다.
의무투표제는 투표 편의를 제고하여, 물리적, 경제적, 심리적 이유로 투표장에 못 나가던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 사전투표, 우편투표, 부재자투표 등이 간편해지고 용이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병원이나 양로원 같은 곳에는 이동식 투표소를 설치하여 투표접근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2. 반론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권리다. 이 권리를 제재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원리에 맞지 않는다. 의무투표제는 종교의 자유와 같은 다른 기본권과도 충돌할 수 있다. 예컨대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은 정치에 간여하지 않는 신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들을 억지로 투표하게 만든다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셈이 된다.
의무투표제를 시행하면 단지 벌칙을 모면하기 위해 아무렇게나 투표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된다. 이와 같은 당나귀 투표자들은 보통 1~2% 정도가 되는데, 아슬아슬한 선거에서는 이런 표가 당선을 결정하는 아이러니가 생긴다.
기권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정치적 의사의 표현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단, 이 주장은 기권을 체제에 대한 일반적인 만족으로 해석할 길과 정반대인 일반적인 좌절감의 표현으로 해석할 길을 동시에 열기 때문에 정합적이지 못하다.)


3. 실태

1) 오스트레일리아 : 의무투표제를 중앙정부 선거에서 시행해온 대표적인 나라는 오스트레일리아로 1925년부터 계속 시행하고 있다. 시행 전인 1922년에 59%였던 투표율은 1925년에 91%로 오른 이후 94 내지 95%를 유지하고 있다. 투표장에 나가 명부에 표시하고 투표용지를 받아서 기표소에 들렀다가 용지를 접어 투표함에 넣기까지가 의무다. 물론 비밀투표이기 때문에 기표를 하지 않거나 무효가 되도록 기표하는 것은 자유다. 불참자에 대해서는 정당한 사유를 묻는 통고가 가고, 정당한 사유를 제시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20(AUD)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납부를 계속 거부하면 원칙적으로 감옥에 갈 수도 있지만, 그런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다.

2) 다른 나라들 : 오스트레일리아처럼 벌칙에 불복하면 강제력이 발동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벌칙만 있고 강행규정은 없는 나라도 있다. 2006년 현재 세계 32개국이 의무투표제를 시행 중이며 그중 19개국은 강행규정을 가지고 있다. [1] OECD 국가 중에는 오스트레일리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그리스, 스위스, 터키가 강행규정을 가지고 있으며,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는 강행규정은 없이 벌칙만 있다.
벌칙과 불편을 부과하는 실태는 나라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몇 가지 예만 살펴본다.

과태료 : 오스트레일리아는 20AUD, 아르헨티나는 10-20 페소, 스위스는 3스위스프랑, 키프로스는 300 키프로스 파운드 등을 부과한다.

참정권 박탈 : 벨기에에서는 15년 동안 4회 이상 투표에 불참하면 투표권이 박탈된다. 싱가포르에서는 불참자는 유권자 명부에서 지워지고, 복구를 원하는 사람은 불참에 대한 합당한 사유를 제시하면서 투표권을 다시 신청해야 한다.


기타 공공서비스 제한 : 그리스는 여권과 운전면허증 발급을 제한한다. 벨기에는 공공기관 채용을 제한한다. 페루에서는 선거에 참여했다는 인증서를 수개월 가지고 다녀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여러 가지 불편을 겪는다. 볼리비아에서는 석 달 동안 자기 은행계좌에서 봉급을 인출할 수 없다.


3) 부대조건 : 의무투표제를 시행하는 경우 대개 “합당한 사유”가 있다면 벌칙을 강제하지 않는다. 선거일에 병이 났거나, 투표장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거나, 외국에 체류 중이었거나, 기타 등등 나름대로 합당한 사유만 제시한다면 벌칙을 부과하면 안 된다. 이 제도의 취지는 처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독려에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전투표, 우편투표, 부재자투표, 이동식 투표소, 등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표편의를 제공해줘야 의무투표라는 제도에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



< 참조: 헌법의 선거 및 투표에 관한 주요규정 >


제24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

제41조
①국회는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국회의원으로 구성한다.
③국회의원의 선거구와 비례대표제 기타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67조
①대통령은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한다.
대통령후보자가 1인일 때에는 그 득표수가 선거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아니면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없다.
⑤대통령의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72조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

제89조
다음 사항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3. 헌법개정안·국민투표안·조약안·법률안 및 대통령령안

제114조
①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 및 정당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선거관리위원회를 둔다.

제116조
①선거운동은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하에 법률이 정하는 범위안에서 하되,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제130조
②헌법개정안은 국회가 의결한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붙여 국회의원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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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흔적